구니의 소소한 이야기

이번 달 10월 5일부터 본격적으로 한약을 먹기 시작했다. 임신을 계획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서,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내 몸을 좀 더 튼튼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지 벌써 또 그날이 점점 다가옴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알게 된 사실.. 사실 그동안에는 나는 생리통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신을 계획하면서 내 몸에 대해서 좀 더 예민하게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몇 달 동안 지켜봐 온 결과 내가 자꾸 임신이라고 착각했던 이유를 하나둘씩 알게 되었다. 우선 첫 번째,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예전에는 분명 홍양이 찾아오기 3~4일 전에 가슴 통증이 느껴지면서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느꼈다면, 근 몇 달 동안 관찰한 결과 열흘 더 심한 경우 2주 전부터 벌써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

 

사실 가슴이 생각보다 빨리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혹시?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두 번째, 열이 발생한다. 임신극초기증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바로 열감이다. 즉, 초반에 산모들이 그냥 몸이 으슬으슬거려서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내가 바로 생리 전 증후군으로 바로 열이 나타나는 것. 심지어 더위를 잘 타는 내가 이때가 잠자다가 진짜 너무 추워서 몸을 덜덜 떨고 잘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증상을 보고선 '이번에는 진짜 임신을 했구나'라는 긴 착각 속에 빠져 있었다. 

 

세 번째, 몸이 피곤하고 잠이 쏟아진다. 뭘 크게 하지 않고 그냥 매일 똑같은 일상을 지냈는데 불구하고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고, 몸이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나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매일 기본 6시간은 무조건 컴퓨터 의자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데, 희한하게 졸릴 타이밍도 아닌 게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놀란 경험이 이번 연도에 들어서 몇 번이나 발생했다. 임신을 계획하기도 전에 그런 적이 있었나?라고 생각해보면 이 정도까지 졸음이 오는 일은 없었다. 내가 임신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진짜 증상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내가 너무나도 싫다 ㅠ.ㅠ 혼자 상상하고 빨리 숙제 후 2주가 와서 테스트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내가 말이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나는 틈틈이 인터넷을 통해서 그리고 새언니한테 받은 육아백과서전을 통해서 극초기 임신 증상을 매번 찾아서 정독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 머릿속에 혹시라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기가 생겼을 때 커피를 마시면 안 되니까, 술을 마시면 안 되니까 등의 이유로 엄청 찾아봤다. 그러나 결국 너무 많은 것들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어서 그런지 작은 증상 하나하나에도 자꾸만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여서 요즘에는 아예 임신 극초기 증상에 대해서는 찾아보지 않고 있다. (찾아보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알 거는 다 알아서 자꾸 대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 

 

이번 달은 내 몸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최대한 밀가루를 먹지 않는다고 노력했지만, 그래도 아예 단호하게 밀가루를 먹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술도 마찬가지. 그래도 한약을 먹기 전보다는 엄청난 노력을 드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체중계의 숫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옷을 입었을 때의 그 태가 다름은 느껴진다. 여자들은 알 거다. 매번 입었던 옷이 딱 맞았을 때의 느낌에서, 살짝 여유로워진 느낌을 말이다. 다음 달에도 한번 더 한약을 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 나는 열심히 한약을 먹을 거고, 다음 달에는 다시 한번 남편과 숙제를 위해서 산부인과에 방문해서 배란유도제를 처방받지는 않더라도 배란초음파를 통해서 날짜를 잡아볼 계획이다. 너무 아이에 연연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나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니 나에게도 엄마가 될 기회를 주길 바라본다.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