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니의 소소한 이야기

현재 나는 임신을 계획 중이다. 이번 달이 지나고 나면 이제 1년을 채운다. 처음에는 이제 결혼한지도 1년이 넘었으니 슬슬 아이를 갖아볼까?라는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계획이 1년을 다 채워가니 점점 불안해진다. 현재 나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일정 시간 일을 하는 것은 똑같지만, 출퇴근을 집에서 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없어서 편하다. 물론 단점은 살이 좀 붙었다는 거? 먹는 양은 똑같아도 확실히 활동하는 양이 줄어드니 살이 찌는 것 같다. 뭐 이건 여담이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보면,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에 비해서 스트레스를 그나마 덜(?) 받는 다고 해야 할까? 물론 스트레스를 받긴 한다. (그런데 아마 어떠한 일이든지 스트레스를 안 받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은 일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일을 하는 것이니 이제 슬슬 아이가 있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나 스스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친정도 시댁도 나에게 빨리 아이를 갖으라고 닦달을 하지 않는다. 그냥 마음 편하게 먹으라고, 이제 결혼한 지 2년밖에 안됐다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느게 최고라고 말을 한다. 나는 현재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말들이 크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내 마음을 잘 알고 계시기에 나에게 더 조심스럽게 말을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눈치가 보인다. 나를 위해서, 내가 더 신경써서 힘들어할까 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단어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조심히 행동한다는 것을. 그러나 그거 알까? 남편도 시댁도 친정도 모두 다 하나 같이 하는 똑같은 말 "마음을 편히 가져" " 마음을 내려놓아야, 아이가 생길 거야"라는 말이 얼마나 내 마음에 상처를 주는지. "나도 모르지 않아요". "알아요". 그런데 내가 그 마음을 몰라서 이러는 건가요? 임신 계획을 하고 있는데 불구하고 1년 동안 생기지 않고, 노력을 하는데 매달 찾아오는 홍양은 나를 기운 빠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옆에서 듣는 사람들은 나를 그저 아이 갖기에 급급한 사람으로만 만든다. 나는 그만큼 간절하게 바라는 일이 그저 남들에게는 조급한 사람일 뿐이다.

 

남편도 그런다 "너무 아이 갖는 거에 예민한것 같아"라고 말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남편이 그저 야속하기만 하다. 나에게는 현재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인데, 단지 한 문장으로 나를 예민하고 조급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니까. 결국 이런말을 듣는 나는 끝내 눈물을 보인다. 이럴 때 보면 참 나약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울면 남편은 다시 나를 달래준다. 남편도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도 그 말이 그냥 하염없이 상처이고 눈물이 나오는 일 일뿐.

 

 

나는 싫어하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사진.

 

 

결국 남편은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 역시 어쩌면 답답하겠지. 그러나 그런 말은 앞으로 삼가줬으면 좋겠다. 나처럼 아이 갖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절대! '마음 편히 먹어' '마음을 내려놓아'라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말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될 테니까.

 

이번 달에도 나는 다시 한번 아이를 갖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다. 부디 내가 여기서 더 지치지 않도록 내가 언젠가는 이 블로그에 저 임신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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