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니의 소소한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묻는다고 한다면, 현재로써 나는 당연히 임신을 말할 거다. 왜냐.. 정말 내 의지대로 되는 일이 없다. 작년 11월부터 임신을 계획하면서 지내왔는데, 어느덧 곧 1년을 채워간다. 산전검사를 할 때만 해도 내 나이 30살. 이 정도면 그래도 젊은 편이니까 큰 문제없겠지 라고 생각했다. 사지 멀쩡 하지 검사 결과도 나쁘지 않지 비만도 그렇다고 너무 날씬한 몸을 갖지 않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남편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한 달 한 달 임테기를 할 때마다 심장이 조마조마하다. '이제 결혼한 지 2년째잖아' ' 그렇게 너무 아이를 바라면 오히려 안되더라' '마음 편히 먹어라' 내가 임신을 준비하면서 주위 사람들한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말도 한두 번이지, 아이를 기다리는 내 입장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이제는 반갑지 않다. 나도 안다.. 마음 편하게 먹어야 한다는 거, 그런데 참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문제인 거지. 매달 일정기간이 다가와서 임테기를 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별의별 증상이 다 임신 극초기 증상 같이 느껴진다. 조금의 미열만 발생해도 어? 이번에도 혹시? 일을 하다가 갑자기 잠이 오는 거 같으면. 이번엔 진짜다. 홍양이 찾아와야 하는 시기가 3~4일만 지나도, 와 나 이번에는 정말 성공했나 봐. 라며 혼자 착각 속에 빠져든다.

 

주위를 둘러보면, 의도치 않았지만 아이를 갖은 사람도 있고, 결혼 이야기는 오가고 있었지만, 식을 올리기 전 아이를 갖은 사람도 있고, 나 이제 아이 갖으려고 임신계획 중이야 라고 말하고 1~2달 만에 바로 임신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 건지. 유독 내 주변에는 나 빼고 다들 적절한 시기에 아이를 갖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출처 : 언스 플래쉬

 

매일 평일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푹 쉰다. 되도록이면 컴퓨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 너무 지겨우니까 그러다 문득 이번주말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왜 나는 노력하는데도 아이가 안 생기는 거지. 벌써 2달 후면 올해도 지나가는데, 결국 올해에는 이루지 못하는 건가. 나름 내 몸을 위해서 열심히 한약도 먹고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안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라면 이번달에 안되면 다음 달에 다시 또 도전하면 되지.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곧 다가오는 배란일이 무섭고, 또 기대했다 실망할 내 모습이 보기가 싫다. 내가 노력을 하되 마음은 놓아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아서 나 역시 그 부분이 스트레스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면 아이가 찾아온다고 하는데, 솔직히 아무런 생각을 안 할 수 있나? 요즘에는 길을 다니다 보면 유모차를 끌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임신을 할 거라는 믿음은 계속 갖고 있으나, 그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유독 지친다. 내가 더 지치기 전에, 더 우울하고 힘들기 전에 찾아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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